최근 반려동물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마음을 열고 안정감을 찾는 동물매개치료가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를 통해 상담에 대한 심리적 장벽을 낮추고 보다 자연스럽게 감정을 표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사람과 동물이 함께 만들어가는 치유의 방식이 점점 더 의미 있는 가능성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경기 김포시 ‘곁에있개 심리상담 동물매개치료연구소’ 배주아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 ▲ [곁에있개 심리상담 동물매개치료연구소] 배주아 대표 |
Q. 귀사의 설립 취지를 말씀해 주십시오.
A. 곁에있개 심리상담 동물매개치료연구소는 정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분들이 보다 편안한 방식으로 상담에 접근하실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설립되었습니다.
저는 상담 현장에서 많은 분들이 마음의 어려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담실 문을 두드리는 것 자체를 부담스럽게 느끼시는 모습을 자주 보았습니다. 특히 아동과 청소년의 경우 낯선 상담자에게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바로 표현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동물은 사람을 판단하거나 평가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내담자가 보다 자연스럽게 마음을 열 수 있도록 돕는 중요한 매개가 될 수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동물의 특성이 심리상담 과정에서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다만 동물매개치료는 아직 국내에서 널리 알려진 분야가 아니며, 전문적으로 운영되는 기관도 많지 않은 상황입니다. 그래서 상담 전문성을 기반으로 보다 안정적인 환경에서 동물매개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연구를 지속해 나가고 싶었습니다.
또한 학교나 복지기관 등 다양한 기관과의 협력을 위해서는 연구소 형태의 운영이 필요하다고 판단하였고, 이러한 배경 속에서 ‘곁에있개 심리상담 동물매개치료연구소’를 설립하게 되었습니다. 이름 그대로 동물매개치료를 연구하고 발전시키는 공간으로 운영하며, 앞으로도 관련 연구와 프로그램 개발을 꾸준히 이어가고자 합니다.
Q. 귀사의 주요 프로그램에 대해 소개해 주십시오.
A. 저희 연구소의 주요 서비스는 ‘동물매개치료’와 ‘심리상담’입니다.
먼저 동물매개치료는 내담자와 상담자 사이에서 도우미 동물이 매개 역할을 하며 상담 관계 형성을 돕고, 정서적 안정과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는 심리치료 방법입니다. 동물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내담자는 보다 자연스럽게 감정을 표현하고 안정감을 경험할 수 있으며, 판단이나 평가 없이 받아들여지는 경험을 통해 편안하게 자신의 모습을 드러낼 수 있습니다. 이러한 과정은 상담 전반에서 신뢰 형성과 정서적 안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또한 동물을 돌보는 과정에서 ‘돌봄의 경험’을 하게 되는데요, 이는 자기 효능감과 책임감을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평소 도움을 받는 입장에 익숙했던 분들이 동물을 돌보며 자신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존재라는 감각을 경험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동물매개치료는 아동과 청소년, 장애인, 노인 등 비언어적 상호작용이 중요한 대상에게 효과적인 접근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와 함께 내담자의 특성과 상황에 따라 일반 심리상담과 심리검사를 병행하고 있으며, 학교나 기관을 대상으로 정서지원 프로그램과 체험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하고 있습니다.
![]() ▲ [곁에있개 심리상담 동물매개치료연구소] 내부 전경 |
Q. 귀사만의 특징에 대해 소개해 주십시오.
A. 저희 연구소의 가장 큰 특징은 동물매개치료와 심리상담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내담자의 특성과 상황에 따라 매체치료가 더 적합한 경우에는 동물매개치료를 진행하고, 구술상담이 더 적합한 경우에는 일반 심리상담이나 심리검사를 통해 도움을 드리고 있습니다.
이처럼 한 가지 방식에만 의존하기보다, 내담자에게 가장 적합한 상담 방법을 선택해 진행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동물매개치료와 심리상담을 함께 운영함으로써 내담자에게 보다 다양한 방식의 정서적 지원을 제공하고자 하는 점이 저희 연구소의 특징입니다.
Q. 귀사를 운영하는 데 있어 대표자로서, 가장 큰 보람을 느낀 사례나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자유롭게 말씀해 주십시오.
A. 동물매개치료를 진행하며 변화된 내담자들의 모습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한 아동은 장애인 주거시설에서 생활하던 아이로, 가정폭력 경험으로 인해 힘이나 피, 칼과 같은 자극에 매우 예민하게 반응했습니다. 동물 역시 무서워해 강아지의 이빨이나 발톱을 특히 두려워했고, 동물을 하나의 생명으로 표현하기보다 “저것”이라고 부르며 “저것 좀 치워주세요”라고 말할 정도로 거부감이 컸습니다.
이 아동과 약 5년간 동물매개치료를 이어가면서 저는 아이의 변화를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수습으로 함께 나온 어린 도우미동물을 스스로 안고 다니며 다른 도우미동물들에게 일일이 소개하고 인사를 시켜주던 장면이었습니다. “얘는 아직 아기니까 잘 봐줘야 해.”, “너도 형아 말 잘 들어야 해.”라고 말하며 동물을 하나의 생명으로 존중하고 먼저 다가가는 모습을 보았고, 그 모습을 통해 상담을 마무리해도 되겠다는 판단을 하게 되었습니다.
또 다른 사례로는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아동이 있었습니다. 이 아동은 자신의 루틴이 깨지는 것을 매우 힘들어했는데요, 프로그램이 매주 월요일에 진행되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일요일에 마트에 들러 도우미동물을 위한 간식을 하나 사서 월요일 프로그램에 가져오는 루틴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졌습니다. 그만큼 동물과의 관계가 안정적으로 형성되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치매 어르신들과의 프로그램에서도 비슷한 경험이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짐승을 왜 데려왔냐”라며 거부감을 보이시던 분들도 시간이 지나면서 동물이 오는 날을 기억하시고 “또 왔냐”며 반갑게 맞아주셨습니다. 강아지의 이름은 정확히 기억하지 못하시더라도 동물이 찾아온다는 사실을 기억하시고 프로그램실에 가는 것을 기다리시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이처럼 동물과의 경험을 통해 사람들이 조금씩 변화해 가는 모습을 마주할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 ▲ [곁에있개 심리상담 동물매개치료연구소] 내부 모습 |
Q. 향후 목표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A. 아직 동물매개치료라는 분야는 우리나라에서 널리 알려져 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분들이 동물매개치료의 의미와 가능성에 대해 알게 되기를 바랍니다.
동물은 사람을 판단하지 않기 때문에 정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분들이 보다 편안하게 마음을 열 수 있도록 돕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특성이 심리치료 과정에서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 더 널리 알려지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학교와 복지기관, 지역사회와의 협력을 통해 동물매개치료 프로그램을 꾸준히 운영하며, 이 분야가 정서 지원과 심리치료의 한 방법으로 자연스럽게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자 합니다.
또한 연구와 프로그램 개발을 지속적으로 이어가며, 동물과 사람이 함께 만들어가는 긍정적인 경험이 더 많은 공간에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활동을 확장해 나갈 계획입니다.
Q. 독자들에게 전할 말
A. 저는 동물매개치료를 인간과 동물의 관계가 시대에 따라 변화해 온 흐름 속에서 나타난 하나의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과거 1차 산업 중심 사회에서는 동물을 식량이나 노동의 대상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았고, 이후 2차 산업이 발전하면서는 보다 효율적이고 안정적으로 사육하고 관리하는 방식이 중요해졌습니다. 3차 산업으로 넘어오면서는 반려동물 문화가 확산되며 동물병원이나 교육, 미용, 호텔과 같은 다양한 서비스 산업이 성장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동물매개치료는 한 단계 더 나아간 형태라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동물을 돌보거나 소비하는 관계를 넘어, 동물과 사람이 함께 협력하여 사람에게 정서적인 도움을 제공하는 활동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동물매개치료가 동물과 인간이 공존하며 만들어가는 새로운 형태의 활동이자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동물과 사람이 함께 만들어내는 긍정적인 경험이 개인의 정서와 삶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