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김포시에는 아이들이 편안한 환경에서 책을 읽고, 질문과 토론을 통해 사고를 확장하며, 자연스럽게 글쓰기로 연결되도록 교육하는 공간이 있다. 단순히 맞고 틀림을 가리는 학습이 아니라, 아이 각자의 생각과 표현을 존중하며 자신감을 키워주는 것이 이곳의 특징이다.
이와 관련하여 경기 김포시 ‘책나무 김포호수초점’ 채지연 원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 ▲ [책나무 김포호수초점] 채지연 원장 |
Q. 귀 사의 설립 취지를 말씀해 주십시오.
A. 방송작가 생활 15년, 뜻하지 않은 휴식기와 새로운 시작
저는 국어국문학을 전공한 뒤 SBS, KBS, EBS 등에서 15년간 방송작가로 일하며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작했습니다. 글을 쓰고 이야기를 만드는 일이 즐거워 늘 몰입했지만, 긴 시간 앉아서 일하다 보니 허리디스크가 생겼고, 한 번은 디스크가 터져 한 달 반 동안 걷지 못하는 가장 힘든 시기를 겪었습니다. 재활치료를 마치고 건강을 챙기기 위해 잠시 일을 쉬며 제주도로 내려갔고, 원래 계획보다 조금 길어졌지만 그 덕분에 몸과 마음을 회복하고 삶의 방향도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서울로 돌아올 준비를 하던 중 우연히 책나무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게 되었습니다. 대학 시절 입시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친 경험은 있었지만, 초등학생과 함께하는 수업은 전혀 다른 즐거움이 있었습니다. 순수한 질문과 생각을 나누며 글쓰기를 어려워하는 아이들을 도와주는 과정에서 오히려 제가 힐링을 느꼈고, 아이들이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더 많은 아이에게 책과 글쓰기의 즐거움을 전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습니다.
방송작가로서 쌓은 경험은 글쓰기뿐 아니라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사람들의 이야기를 끌어내는 능력을 키워주었습니다. 아이들 각자의 장단점과 필요를 파악하고 이끌어 주는 일은 큰 보람이었고, 이를 바탕으로 저만의 강점과 색깔을 살린 책나무 김포호수초점을 설립하게 되었습니다.
Q. 귀 사의 주요 프로그램 분야에 대해 소개해 주십시오.
A. 책나무, 단순한 글쓰기 학원이 아닌 ‘생각과 표현을 키우는 공간’
책나무는 단순히 책을 읽히고 글을 쓰게 하는 곳이 아닙니다. 일반적인 논술학원과 달리, 아이들이 독서를 통해 충분한 배경지식을 쌓고 책을 제대로 읽는 연습을 할 수 있도록 돕고, 그 연습이 자연스럽게 글쓰기로 이어지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수업 중에는 아이가 책 내용을 잘 이해했는지 확인하면서, 동시에 아이의 생각과 문장 표현을 살펴보아요. 맞고 틀렸음을 채점하는 과정이 아니라, 아이의 생각에 공감하며 문장 속 부족한 부분을 함께 채워가는 것이 핵심입니다. 아이에게 스스로 답을 찾으라고 재촉하기보다, 생각을 정리하고 스스로 길을 찾아갈 수 있도록 불을 밝혀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죠.
아이들은 개별 시간표에 따라 다양한 책을 읽고 독서 퀴즈를 풀며, 활동지를 통해 그날 읽은 책의 내용을 정리하고 자신의 느낌을 글로 남깁니다. 한국사와 세계사 책으로 배경지식을 넓히고, 비문학 교재와 신문 기사 문제를 접하면서 글의 구조를 분석하고 정리하는 능력도 키우죠. 아이의 독서 레벨에 맞춘 다양한 프로그램과 활동 덕분에, 한 시간을 다 채운 뒤에도 “원하는 책 하나만 더 읽고 가도 되나요?” 하고 묻는 아이들을 보면 마음이 참 예쁩니다.
Q. 귀 사만의 특징에 대해 소개해 주십시오.
A. 5세에서 12세, 독서 황금기를 놓치지 마세요
AI 시대에도 독서의 가치는 여전히 큽니다. 창의성과 비판적 사고는 AI가 대체할 수 없는 인간만의 핵심 역량이기 때문이죠. 나라에서도 독서를 국가적 과제로 적극 장려하고 있습니다. 저는 무엇보다 아이 스스로 책을 펼치는 힘을 길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요즘 아이들은 스마트 기기와 화려한 영상에 익숙해져 있어 종이책을 펼쳐 글을 읽고 흥미를 느끼는 일이 쉽지 않습니다. “왜 책을 안 읽니?”라고 다그치기보다, 아이 스스로 책의 재미를 경험하고, 누가 시키지 않아도 책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 중요한 시기가 바로 5세에서 12세 사이, 즉 초등학교 시기입니다. 중·고등학생은 입시와 시간 압박으로 독서를 습관화하기 어려운 반면, 초등학생은 충분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시기에 천천히, 꾸준히 책의 즐거움과 깊이 있는 사고를 경험하게 한다면, 건강하게 생각하는 성인으로 성장할 수 있고, 그것이 곧 국가 경쟁력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책나무에서는 아이가 스스로 읽고 싶은 책을 선택해 읽는 순간, 성장의 첫걸음을 내딛게 됩니다. 편안하고 몰입할 수 있는 환경, 강압적이지 않고 자연스럽게 책과 글쓰기를 즐길 수 있는 분위기는 아이 스스로 흥미를 발견하고 사고력을 키우는 힘을 길러줍니다. 저는 책나무에서 자란 아이들이 분명, 스스로 책을 펼치고 즐길 줄 아는 사람으로 성장할 것이라 믿습니다.
Q. 귀 사를 운영하는 데 있어 대표자로서, 가장 큰 보람을 느낀 사례나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자유롭게 말씀해 주십시오.
A. 처음 책나무에 등원한 한 초등 고학년 아이에게 “가장 좋아하는 과목이 뭐니?”라고 물었더니, 아이는 수학은 좋고 국어는 어렵다고 했습니다. 이유를 물으니, 수학은 정해진 답이 있지만 국어는 정해진 답이 없어서 어렵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서술형 문제에는 늘 자신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아이가 이렇게 말했어요.
“선생님, 다른 선생님들은 제가 쓴 답이 맞는지 틀린 지 먼저 알려주시는데, 선생님은 왜 이런 답을 썼는지 먼저 물어보시니까 마음이 편해요. 제 생각을 설명할 수 있어서요.”
아이의 생각을 들어주고, 답이 틀렸다고 단정하지 않고 출제 의도를 함께 이해하도록 돕자, 서술형 문제에도 자신감을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생각이 다르다고 틀린 것이 아니라는 것을 배우며, 아이는 점차 자신의 가능성을 발견했고, 저도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 ▲ [책나무 김포호수초점] 내부 전경 및 수업 모습 |
Q. 향후 목표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A. 지혜롭고 건강한 사회인으로 성장하기를
책나무에서 책을 읽고 공부하는 아이들이 지식이 풍부해지고 학교 공부를 잘하며 원하는 대학에 진학하는 것도 저의 바람이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목표는, 아이들이 책을 통해 즐거움을 느끼고 깊이 사고하며,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스스로 극복할 수 있는 지혜롭고 건강한 사회인으로 성장하는 것입니다.
저는 아이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옆에서 사랑으로 인정하고 격려하며 칭찬해 주는 것이 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목표가 현실이 될 때까지, 책나무 김포호수초점도 아이들과 함께 즐겁게 성장하며 쑥쑥 발전하는 공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Q. 독자들에게 전할 말
A. 아이에게 남겨줄 가장 위대한 유산, ‘책 읽는 습관’
부모라면 누구나 아이가 올바르고 강하게 성장하기를 바랍니다. 부모가 곁에 없을 때에도 흔들리지 않고 스스로 설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바라죠. 그런 부모님께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아이에게 남겨줄 수 있는 가장 위대한 유산은 책을 읽는 습관입니다.”
책 속에는 삶의 지혜와 답이 가득 담겨 있으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