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외식 시장은 음식의 맛을 넘어 식사 자체를 하나의 경험으로 확장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식사가 단순히 먹는 행위를 넘어 공간과 이야기, 감정이 어우러진 독특한 경험으로 인식되면서 새로운 기준이 형성된 것이다. 그 결과 화려함보다 본질적인 맛과 철학을 담아내는 공간에 대한 관심도 함께 높아지면서 음식이 전하는 의미와 가치를 깊이 있게 풀어내는 곳들이 주목받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서울 종로구 개화 플로이죵 장주현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 ▲ [개화 플로이죵] 장주현 대표 |
Q. 대표님께서 운영하시는 공간을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무엇이며,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A. 개화 플로이죵이 처음 문을 열 때부터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지키고 싶은 가장 본질적인 가치는 ‘프랑스 밥집’이라는 정체성입니다.
셰프든 프렌치든, 결국 요리사의 본질은 '밥 하는 사람'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프랑스를 비롯한 세상의 모든 향토요리에는 그들의 역사와 삶의 이야기 가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개화 플로이죵은 이 요리 속 무게와 감정을 억지로 꾸미지 않고 있는 그대로 진실되게 전달하는 데에 집중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프랑스 요리의 본질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공간이 되고자 합니다.
각자의 삶과 계절 속에서 특별한 날이든 평범한 날이든 자연스럽게 어울리며 편안하게 한 끼를 즐길 수 있는 곳, 그 자체로 충분한 공간이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 ▲ [개화 플로이죵] 다양한 요리들 |
Q. 지금의 사업을 통해 지역이나 사회에 ‘작지만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 수 있다면, 어떤 모습이길 바라시나요?
A. 앞으로 100번째 시즌까지 이어가게 된다면 정통 프랑스 요리만 700여 가지를 선보이게 될 것입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프랑스에서도 한 매장에서 이처럼 많은 클래식 요리를 지속적으로 선보인 사례가 드문 만큼, 의미 있는 도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과정을 통해 국내에서도 프렌치 요리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조금씩 확장되고 정통 요리 역시 충분히 지속 가능하다는 가능성을 보여드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또한 한 셰프가 오랜 시간 클래식 프렌치를 지켜나가는 사례로 남아 앞으로 이 길을 시작하는 분들께 작은 기준과 방향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언젠가 조리복을 내려놓게 되는 시점에서는 진정한 프렌치의 開花(floraison)를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과정 속에서 작은 변화를 꾸준히 쌓아가는 역할을 이어가고자 합니다.
![]() ▲ [개화 플로이죵] 장주현 대표가 선보이는 정통 프렌치 요리 |
Q. 대표님의 고객들이 이 사업장을 통해 어떤 ‘감정이나 기억’을 가지고 가기를 바라시나요?
A. 매 시즌마다 레시피나 플레이팅보다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은지’를 먼저 생각합니다. 늘 그 메시지가 온전히 전달되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습니다. 어머니가 차려주신 식탁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고 따뜻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화려함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마음을 자연스럽게 느끼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요리는 눈에 보이는 형태를 지니고 있지만 결국 사람의 감정과 이야기를 전하는 무형의 요소에 더 가깝습니다. 그 감정과 온기를 나누며 공감하고 서로 연결되는 시간을 통해 고객분들께서 어느 계절의 하루를 따뜻하고 행복한 기억으로 가져가시길 바라고 있습니다. 매 서비스를 시작하기 전마다 그런 마음을 담아 준비하고 있습니다.
![]() ▲ [개화 플로이죵] 로고 |
Q. 시간이 지나도 기억에 남을 ‘대표님만의 방식’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특별한 방식보다는, 매일 최선을 다하고 초심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해 보이지만 가장 어렵고 더디게 느껴지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심을 담아 꾸준히 이어가다 보면 그 마음을 알아봐 주시는 분들이 생기고 자연스럽게 곁에 머물러 주신다고 믿고 있습니다. 어쩌면 그런 신뢰와 관계가 만들어내는 단단하고 고유한 뿌리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이 저만의 방식인지도 모르겠습니다.
Q. 독자들에게 전할 말
A. 음식과 술에는 성역도 경계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어떤 분들께는 아직 낯설고 생소하게 느껴질 뿐이며 개인의 취향이 반영되는 만큼 평가나 비교로 순위를 매길 대상은 아니라고 봅니다.
프랑스 요리라고 해서 특별하게 받아들이기보다 그들이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먹는 한 끼의 식사로 편안하게 즐겨주셨으면 합니다. 국밥을 드시듯 부담 없이 마주해 주셔도 좋습니다. 결국 밥은 편안하고 행복하게, 그리고 든든하게 드셔야 하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