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성과 친환경 소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수리와 복원, 재사용을 기반으로 한 공예 문화가 새로운 라이프스타일로 주목받고 있다. 여기에 전통 기술과 현대적 감각, 그리고 AI와 같은 첨단 기술을 결합하려는 시도까지 더해지며 공예 산업의 영역 역시 점차 확장되는 분위기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복원’을 하나의 디자인이자 새로운 가치로 해석하는 움직임이 눈길을 끌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서울 송파구 ‘금여성1929’ 김슬기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 ▲ [금여성1929] 김슬기 대표 |
Q. 귀사의 설립 취지를 말씀해 주십시오.
A. 금여성1929는 파손된 도자기를 복원하는 데서 더 나아가, 사물에 깃든 시간과 흔적을 존중하며 새로운 가치를 이어가는 순환적, 인간중심적 디자인에서 출발했습니다.
쉽게 버려지는 현대 소비 구조 속에서, 여전히 쓰일 수 있는 물건이 정보의 부재로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 채 사라지고 있습니다. 금여성1929는 이러한 흐름에 질문을 던지며, 전통 킨츠기의 철학과 현대 기술을 결합해 ‘수리’를 가치 있는 선택으로 다시 자리매김했습니다.
또한 수리 과정에서 드러나는 금의 선을 결함이 아닌 또 다른 시작으로 바라보며, 파손 이후의 시간을 새롭게 써 내려갑니다. 더 나아가 공정의 표준화와 교육을 통해 누구나 수리에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지속 가능한 기술 생태계를 지향합니다.
금여성1929는 사람의 손으로 시간의 가치를 이어가는 다정한 디자인을 실천하는 공방입니다.
Q. 귀사의 주요 프로그램에 대해 소개해 주십시오.
A. 금여성1929는 ‘수리’를 중심으로 서비스, 교육, 제품이 연결된 통합 프로그램 구조를 운영합니다.
첫째, 도자기 수리·복원 서비스 (Core Service)
파손된 도자기를 킨츠기 방식으로 복원해 기능과 미적 가치를 함께 회복시키는 핵심 서비스입니다. 반복 파손이 발생하는 업장과 도자기 애호가를 중심으로 지속 수요를 구조화하고, 물건이 다시 쓰이는 흐름을 만들어 갑니다.
둘째, 원데이 클래스 (Entry Experience)
일반 고객이 킨츠기를 직접 경험하는 체험형 프로그램으로, 기초 수리부터 개인 작품 제작까지 이어집니다. 감성·취미·힐링 요소를 담아 브랜드의 첫 접점을 만들고, 콘텐츠 확산으로 연결됩니다.
셋째, 정규 클래스 및 민간자격 과정 (Education Program)
기초부터 전문가 과정까지 단계별 커리큘럼을 통해 기술을 체계적으로 전달합니다. 재료 이해부터 공정, 마감까지 교육하며, 수료 후 자격 인증과 창업·부업으로의 확장을 지원합니다.
넷째, 킨츠기 키트 및 제품 (Product Program)
친환경 소재 기반 DIY 키트를 통해 누구나 일상에서 수리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합니다. 셀프 수리가 가능한 구성으로, 서비스 외 확장 가능한 상품 구조를 구축합니다.
다섯째, B2B·공간·브랜드 협업 프로그램
카페·레스토랑 식기 복원부터 브랜드 협업 워크숍까지 다양한 협업을 진행합니다. 공간과 경험 속에 킨츠기의 가치를 담아, 회복의 의미를 확장합니다.
전체 구조를 요약한다면 [수리] → [체험] → [교육] → [제품] → [협업] 방식으로 단일 서비스가 아닌 순환형 비즈니스 모델을(Service → Education → Commerce → Partnership) 지원합니다.
![]() ▲ [금여성1929] 복원 전후 |
Q. 귀사만의 특징에 대해 소개해 주십시오.
A. 대표의 업력은 전통 도제식 기술만의 활용보다, AI와 로보틱스 등 현대 기술을 접목해 공예를 넘어선 융합적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데에 있습니다.
대표가 집필한 ‘그릇에 숨겨진 디자인’에서 드러나듯, 그릇을 더 오래 사용하는 방법을 고민해 온 칠공인으로서 금여성은 ‘지속가능한 용기’를 실현하기 위한 옻칠 기술을 전하는 공간입니다.
또한 열병화 기법을 통해 기존에 3개월이나 걸릴 작업을 이틀로 단축하며, 전통을 현재의 방식에 맞게 재해석한 기술을 경험하고 익힐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Q. 귀사를 운영하는 데 있어 대표자로서, 가장 큰 보람을 느낀 사례나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자유롭게 말씀해 주십시오.
A. 일본 마쿠아케 클라우드 펀딩을 준비하며, 일본에서 유래한 문화를 다시 재해석해 역으로 수출하는 단계에 있습니다.
‘한 단계씩 수확하는 간계’와 ‘그릇의 숨겨진 디자인’에 담긴 철학이 현대카드 문화 공간에 소개되고, 신문을 통해 확장될 때마다 큰 보람을 느낍니다.
또한 청출어람의 과정을 거친 수강생들이 더 깊은 미감을 바탕으로 창작을 이어가고, 그 결과가 대중의 선택과 수익으로 연결될 때 또 다른 완성을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 ▲ [금여성1929] 복원 작품들 |
Q. 향후 목표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A. 벤처 기업으로의 도약을 통해 전통 기술의 새로운 확장 가능성을 모색하고자 합니다. 장인이 하나의 기술을 완성하기까지는 20~30년에 이르는 시간이 축적되며, 그 안에는 감각과 경험, 반복을 통해 형성된 고유한 정밀성이 존재합니다.
사라져 가는 장인의 기술을 AI를 통해 데이터화하고 체계적으로 보존함으로써, 미래 세대가 그 지식에 접근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고 싶습니다. 더 나아가 칠의 정밀성을 포함한 장인의 감각을 기술로 확장하여, 누구나 장인에 준하는 수준의 결과물을 구현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할 것입니다.
Q. 독자들에게 전할 말
A. 작품은 미적 완벽함을 향한 결과물이 아니라, 불완전함 속에 머무는 분위기와 고유한 색깔이라고 생각합니다. 수리 역시 같은 영역에 놓여 있습니다. 도자기의 실금 하나는 파손으로 읽히지만, 금으로 채워진 선은 또 다른 시각에서 하나의 디자인으로 전환될 수 있습니다.
해외에서는 유리에 의도적인 균열을 만들어 인테리어 요소로 활용하는 사례도 존재합니다. 이처럼 수리는 재활용의 개념을 넘어, 개별의 취향과 시선이 개입된 창작의 과정으로 확장될 수 있습니다. 우리는 그 지점을 통해, 익숙하게 보아오던 균열과 복원의 의미를 다시 바라보게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