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달 지원 분야에서는 학령기를 지나 성인기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지원이 단절되는 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단기적인 변화보다 아이의 성장 과정 전반을 함께 바라보는 지속 가능한 지원 환경의 필요성이 강조되는 흐름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아이와 가족의 삶에 오랜 시간 함께할 수 있는 공간의 가치가 주목받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서울 금천구 ‘새샘언어심리연구소’ 서문희라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 ▲ [새샘언어심리연구소] 수업 모습 |
Q. 귀사의 설립 취지를 말씀해 주십시오.
A. 저희 센터는 약 20년간 운영을 이어오고 있으며 두 분의 소장님을 거쳐 현재 제가 세 번째로 맡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곳에서 8년 동안 근무하며 이전 소장님과 함께해 왔고 그 과정에서 많은 것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이전 소장님께서는 단순한 상사를 넘어 아이들과 부모님, 동료들을 대하는 태도를 몸소 보여주신 분이셨고 그 경험은 저에게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이후 센터 인수 제안을 받게 되었을 때, 저에게 소중한 공간인 새샘을 이어가고자 하는 마음으로 운영을 맡게 되었습니다. 현재도 기존의 방향을 바탕으로 아이들과 가정, 그리고 선생님 모두가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Q. 귀사의 주요 프로그램에 대해 소개해 주십시오.
A. 저희 센터는 아동의 전반적인 발달을 지원하기 위해 언어치료와 인지치료, 미술치료, 놀이치료, 음악치료, 감각통합치료, 사회성 수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각 프로그램은 아동의 발달 수준과 특성에 맞추어 개별적으로 또는 통합적으로 진행되며 언어와 인지, 정서, 사회성 영역이 균형 있게 향상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또한 각 영역 간의 협력을 바탕으로 치료가 센터 안에 머무르지 않고 일상생활과 학교생활로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데에도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 ▲ [새샘언어심리연구소] 수업 모습 |
Q. 귀사만의 특징에 대해 소개해 주십시오.
A. 저희 센터는 따뜻하고 가족적인 분위기라는 평가를 자주 받고 있으며 저 역시 그 점을 가장 큰 장점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부모님들께서 아이에 대한 이야기를 편안하게 나눠주시고 선생님들 또한 아이의 반응이나 특이사항을 부담 없이 공유하며 자연스럽게 소통하고 있습니다.
또한 다양한 영역의 선생님들 간에도 의견을 자유롭게 나눌 수 있는 환경이 형성되어 있어 한 아이를 여러 관점에서 이해하고 지원할 수 있다는 점이 저희 센터만의 특징이라고 생각합니다.
Q. 귀사를 운영하는 데 있어 대표자로서, 가장 큰 보람을 느낀 사례나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자유롭게 말씀해 주십시오.
A. 처음 새샘에 출근했을 때 초등학교 2학년의 무발화 남자 아동을 만났습니다. 행동이 빠르고 호기심이 많아 착석을 유지하는 것조차 쉽지 않았고 처음 목표는 단순히 3분 동안 앉아 있기였습니다. 매 수업 전마다 내가 이 아이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지 고민하게 만드는 아이였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아이는 점차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착석이 가능해지면서 학습이 이루어졌고 3분이던 시간이 5분, 10분으로 늘어나 이후에는 30분 이상까지 유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3학년이 되었을 때 처음 발성 소리가 나타났고 5학년에는 한글 학습과 함께 자음 발성이 가능해졌으며 6학년이 되면서는 짧은 문장으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과정을 오랜 시간 지켜보며 학령기 무발화 아동이 실제로 의미 있는 단어와 문장을 말하게 되는 변화를 직접 경험한 것은 매우 깊이 남는 기억입니다.
또 한 번은 사회성 수업에서 임원 선거 활동을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한 아동이 가정에서 공약 준비를 일주일 내내 거부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수업 당일 선생님과 함께 연습을 한 뒤 학교와 이름을 소개하고 영화를 자주 보는 반을 만들겠다는 공약을 발표해 냈습니다.
투표는 마지막까지 팽팽하게 이어졌고 개표 과정에서 아이는 자리에서 일어나 자신의 이름을 중얼거리며 간절히 바라던 모습을 보였습니다. 마지막 한 표로 당선이 되자 자리에서 일어나 만세를 하는 모습을 보며 그동안 마음속에 품고 있던 바람이 얼마나 컸는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 경험을 통해 아이가 단순히 하기 싫었던 것이 아니라 하고 싶었지만 방법을 몰라 표현하지 못했던 것은 아닐지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아이가 집에서도 반장이 되었다고 자랑하며 파티를 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습니다.
보호자께서는 그동안 임원 선거는 아이와는 관련 없는 일이라고 생각해 오셨다고 하셨는데 그 말을 들으며 마음이 아프면서도 이번 경험을 통해 아이와 가족의 세상이 한 걸음 더 넓어졌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느꼈습니다. 이처럼 아이 한 명의 작은 변화가 가정 전체의 경험을 바꾸는 순간을 마주할 때 센터를 운영하는 보람을 가장 크게 느끼고 있습니다.
![]() ▲ [새샘언어심리연구소] 임원 선거 현장 |
Q. 향후 목표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A. 현장에서 아이들을 만나며 가장 크게 느끼는 고민 중 하나는 성인이 된 이후 이어질 수 있는 지원이 부족하다는 점입니다. 많은 아이들이 학교를 졸업한 뒤 자연스럽게 지원이 끊기고 그로 인해 필요한 교육과 치료를 지속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 결과 가정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고 부모님의 부담도 함께 커지는 모습을 자주 접하게 됩니다.
이러한 현실을 가까이에서 경험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센터가 더욱 안정적으로 자리 잡게 된다면 청소년과 성인을 위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이 공백을 조금이나마 채워나가고자 합니다.
Q. 독자들에게 전할 말
A. 우리 아이들을 조금 더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 주셨으면 합니다. 아이들은 각자의 속도로 성장하며 그 과정 속에서 저마다의 노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겉으로 보이는 모습만으로 판단하기보다 그 아이가 그 자리에 이르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한 번 더 생각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앞으로 사회가 다양한 아이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방향으로 나아가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