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식투자리딩방(주식리딩방), 로맨스스캠, 가상자산 투자사기, 폰지 사기, 팀미션 사기 등 신종 사기 범죄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피해 양상도 과거와는 크게 달라지고 있다. 단순히 돈을 가로채는 수준을 넘어 투자, 연애, 업무, 환불 절차 등 일상적인 관계와 거래를 교묘하게 위장하며 피해자들의 경계심을 무너뜨리고 있기 때문이다.
사기 피해 사건을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는 법률사무소 진원의 권진원 대표변호사는 최근의 사기 범죄를 두고 “사기처럼 보이지 않도록 설계된 범죄”라고 진단한다.
권 변호사에 따르면 과거의 사기가 비교적 단선적이고 거친 형태였다면, 최근의 사기는 정상적인 투자나 인간관계, 공공기관 업무 절차의 외형을 갖추고 접근한다. 주식 전문가나 투자 전문가를 자처하며 고수익을 약속하는 주식리딩방 사기, 연인 관계를 형성한 뒤 투자금을 유도하는 로맨스스캠, 신규 투자자의 자금으로 기존 투자자에게 수익을 지급하는 폰지 사기, 금융기관이나 수사기관을 사칭한 피싱 범죄 등이 대표적이다.
그는 “이제 사기는 특정 공간에서 벌어지는 특별한 범죄가 아니라 우리의 일상 속으로 깊숙이 들어왔다”며 “정부와 수사기관도 보이스피싱뿐 아니라 주식투자리딩방 사기, 로맨스스캠, 유사수신형 투자사기, 폰지 사기, 노쇼사기 등을 하나의 신종 피싱 범죄군으로 보고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현장에서 특히 두드러지는 특징은 범죄의 조직화와 ‘2차 기망’의 증가다. 피해자가 한 번 사기를 당한 뒤 끝나는 것이 아니라, 피해 회복을 도와주겠다는 명목으로 다시 접근해 추가 피해를 유발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이나 수사기관을 사칭해 “범죄 수익금을 회수했다”, “피해금을 돌려주겠다”고 접근한 뒤 각종 수수료나 가상자산 구매를 요구하는 방식의 2차 사기가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권 변호사는 “사기는 더 이상 한 번의 기망으로 끝나지 않는다”며 “피해자의 절박함과 회복 심리를 다시 이용하는 구조로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범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초기 대응이다. 권 변호사는 사기 사건의 성패를 좌우하는 요소로 ‘시간’을 꼽았다.
그는 “피해를 인지한 이후 시간이 지나면 계좌는 정리되고 자금은 분산되며 증거 역시 사라질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누가 잘못했는지 따지는 것보다 지금 무엇을 확보해야 하는지가 훨씬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법률사무소 진원이 사건 초기 단계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수행하는 업무 역시 증거 구조화다. 피해자들이 보유한 메신저 대화, 송금 내역, 계좌번호, 링크 주소, 앱 설치 기록 등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수사기관 제출과 민사 절차에 활용할 수 있도록 재구성하는 작업이다.
권 변호사는 “피해금 회수를 위해서는 형사 절차와 민사 절차를 별개의 문제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며 “가해자 처벌과 실질적인 회복 가능성을 동시에 고려하는 전략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많은 피해자들이 범하는 실수도 초기 대응 과정에서 발생한다. 상대방의 말을 믿고 시간을 지체하거나 감정적으로 대응하면서 핵심 증거를 제대로 보존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는 “출금이 곧 가능하다거나 수수료만 내면 환급이 진행된다는 말에 기대를 걸고 추가 송금을 하는 사례가 많다”며 “사기 조직은 피해자의 불안과 희망을 동시에 이용한다”고 지적했다.
피해 발생 직후 반드시 확보해야 할 자료로는 메신저 대화 내용, 입출금 내역, 송금 영수증, 상대방 연락처, 가짜 투자 플랫폼 화면, 앱 설치 기록, 출금 거절 화면 등을 꼽았다. 특히 최근에는 주식리딩방 사기나 가상자산 투자사기, 폰지 사기 사건에서 메신저 대화와 가짜 플랫폼 정보가 범죄 구조를 입증하는 핵심 단서가 되는 경우가 많아 삭제하거나 임의로 정리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일반 시민들이 일상에서 사기를 예방하기 위해 기억해야 할 경고 신호도 분명하다고 말했다.
권 변호사는 ▲비정상적으로 높은 수익 보장 ▲원금 보장 또는 확정 수익 약속 ▲과도한 결정 압박 ▲공식 채널이 아닌 메신저·오픈채팅 중심의 상담 ▲개인 명의 계좌로의 송금 요구를 대표적인 적신호로 꼽았다.
그는 “‘상장 임박’, ‘내부 정보’, ‘이번 기회가 마지막’, ‘VIP 회원만 참여 가능’ 같은 표현은 주식리딩방 사기나 폰지 사기 등 투자 권유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전형적인 문구”라며 “출금을 막아두고 세금이나 수수료, 보증금 명목으로 추가 입금을 요구하는 경우 역시 매우 위험한 신호”라고 설명했다.
이어 “친절함과 전문성이 범죄의 도구가 되는 시대”라며 “무엇을 믿을 것인가보다 어떤 상황을 의심해야 하는지를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권진원 대표변호사는 법률 서비스의 본질에 대해서도 분명한 철학을 밝혔다. 그는 “사기 피해자는 금전적 손실뿐 아니라 자책감과 수치심, 불안과 분노까지 함께 겪는다”며 “좋은 법률 서비스는 단순히 법률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혼란스러운 현실을 구조화하고 다시 판단할 수 있도록 돕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법률사무소 진원의 슬로건인 ‘진실의 근원에서 최선의 결과로’ 역시 이러한 철학을 담고 있다. 화려한 수사보다 정확한 사실관계 파악과 실질적인 해결책 제시에 집중하겠다는 의미다.
권 변호사는 “사기 피해 사건에서 변호사의 역할은 의뢰인의 분노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무너진 판단을 다시 세우고 통제감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피해자들이 회복의 가능성을 포기하지 않도록 함께하는 법률 파트너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정교해지는 사기 수법과 복잡해지는 피해 구조 속에서 권 변호사가 강조하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사기의 진화 속도가 빨라질수록 중요한 것은 신속한 대응과 냉정한 판단이다. 그리고 그 출발점은 무엇보다 사실관계를 정확히 확인하고 증거를 확보하는 데 있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