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내 운동은 오랫동안 개인의 체력 관리와 건강 증진을 위한 활동으로 인식돼 왔다. 헬스장 러닝머신 위에서의 달리기는 대표적인 유산소 운동이었지만, 관람과 경쟁, 응원이 결합된 스포츠 콘텐츠로 발전하기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었다. 운동은 존재했지만 스포츠는 아니었다.
지난 6월 13일부터 14일까지 서울 성수동에서 열린 ‘SPYDER X SEARED BURN UP(스파이더 X 시어드 번 업)’은 이러한 고정관념에 질문을 던진 행사였다. 국내 최초로 대규모 무동력 트레드밀 기반 인도어 스프린트 대회가 개최되면서 실내 운동 장비가 경쟁 스포츠의 무대로 활용될 수 있는 가능성이 현실로 구현됐다.
이번 대회는 시어드코리아가 주최하고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스파이더가 타이틀 스폰서로 참여했다. 스포츠 컬처 콘텐츠 기업 스미트(SMIT)가 행사 기획과 운영을 맡았으며, 이틀 동안 선수와 관람객 등 약 600여 명이 현장을 찾았다.
행사의 핵심은 무동력 트레드밀이었다. 일반 전동 트레드밀이 모터의 힘으로 벨트를 움직이는 방식이라면, 무동력 트레드밀은 사용자의 힘만으로 벨트가 구동된다. 선수의 폭발적인 추진력과 스피드, 지구력이 그대로 기록에 반영된다. 장비가 운동을 보조하는 개념이 아니라 참가자의 신체 능력이 결과를 결정하는 구조다.
시어드 번 업에서는 총 30대의 무동력 트레드밀이 경기장에 배치됐다. 참가자들은 제한된 시간 동안 최대 기록을 달성하기 위해 전력을 다했고, 관람객들은 눈앞에서 펼쳐지는 기록 경쟁을 지켜봤다. 육상 트랙이 아닌 실내 공간에서 스프린트 스포츠가 구현된 셈이다.
이번 대회가 의미를 갖는 이유는 운동 장비를 경기 플랫폼으로 확장했다는 점에 있다. 최근 스포츠 산업은 종목 자체보다 경험을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 러닝 크루, 하이록스(HYROX), 크로스핏, 기능성 피트니스 대회 등이 성장하는 배경에도 기록과 경쟁, 커뮤니티가 결합된 스포츠 경험이 자리 잡고 있다.

시어드 번 업 역시 이러한 흐름 속에서 등장했다. 참가자들은 자신의 기록을 측정하는 데 그치지 않고 다른 선수들과 경쟁하며 순위를 겨뤘다. 관람객은 결과를 기다리는 수동적인 존재가 아니라 경기 흐름을 함께 지켜보며 응원하는 적극적인 참여자가 됐다.
이를 가능하게 한 요소 중 하나는 실시간 경기 운영 시스템이다. 시어드코리아는 이번 대회를 위해 LED 랭킹보드와 경기 운영 프로그램을 새롭게 개발했다. 경기 중 기록과 순위가 실시간으로 집계되며 참가자와 관람객 모두가 즉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기록 변화가 곧바로 화면에 반영되면서 경기의 긴장감도 높아졌다. 참가자는 자신의 현재 위치를 확인하며 전략을 조정할 수 있었고, 관람객은 순위 경쟁을 실시간으로 지켜보며 경기에 몰입할 수 있었다. 스포츠 관람의 핵심 요소인 서사와 긴장감이 실내 피트니스 환경 안에서도 구현된 것이다.
경기 방식 역시 개인 기록 경쟁에 머무르지 않았다. 대회는 솔로전, 듀오전, 크루전으로 구성됐다. 솔로전은 개인 퍼포먼스를 평가하는 형식으로 진행됐고, 듀오전은 두 명이 팀을 이뤄 기록을 만들어가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가장 큰 관심을 모은 종목은 15명 대 15명으로 펼쳐진 크루전이었다.
크루전에서는 개인 기록보다 팀 전략과 응원 문화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했다. 참가자들은 같은 팀 선수들의 기록을 함께 확인하며 응원했고, 경기장 곳곳에서는 자연스럽게 팀별 응원전이 형성됐다. 피트니스 대회에서 보기 어려웠던 집단 경쟁 구조가 만들어진 것이다.
대회가 끝난 이후에도 참가자들은 브랜드 체험과 네트워킹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교류를 이어갔다. 운동을 매개로 한 커뮤니티 형성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졌다는 점도 이번 행사의 특징 가운데 하나였다.
스포츠 산업에서는 경기 자체만큼이나 팬 경험과 참여 구조가 중요해지고 있다. 시어드 번 업은 운동, 기록, 경쟁, 관람, 커뮤니티를 하나의 콘텐츠 안에 결합하며 인도어 스포츠가 어떤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는지를 보여줬다.
특히 무동력 트레드밀이 트레이닝 장비가 아닌 스포츠 플랫폼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은 향후 시장 확대 가능성을 시사한다. 실제로 해외에서는 피트니스와 스포츠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종목들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참여형 스포츠 콘텐츠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시어드코리아와 스미트는 이번 대회를 시작으로 인도어 스프린트 경쟁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기술 개발과 경기 운영 시스템 고도화도 이어질 예정이다.
운동 공간에서 시작된 경쟁이 스포츠로 발전하고, 기록 측정 장비가 하나의 경기장이 되는 변화. 성수동에서 열린 이번 대회는 인도어 스포츠가 향후 어떤 모습으로 진화할 수 있는지 보여준 하나의 사례로 남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