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사무처가 검찰의 수사권을 일체 박탈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검토한 결과, “검사의 수사권 폐지로 경찰의 위법 수사에 대한 견제가 부실해질 우려가 있다”는 우려 의견을 내놨다. 다만 수사·기소 분리 취지에는 공감하는 입장을 함께 밝혔다.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실에 따르면 국회사무처는 김용민·박은정 의원 등이 대표 발의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검토한 결과, 검사의 수사권 폐지로 경찰의 위법·부당 수사에 대한 검사의 견제 기능이 크게 약화될 수 있다는 내용을 지적했다고 전했다.
기존 보완수사권, 대체할 ‘보완수사 요구권’은 강제력 약화
개정안은 현재의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전면 폐지하고, 대신 검사가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는 ‘보완수사 요구권’만 허용하는 구조를 제시한다.
국회사무처는 이에 따라 “기존 보완수사권을 대체할 보완수사 요구권의 경우 강제력이 약화돼 종전과 같은 수사업무량을 담보할 수 없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보완장치 마련 필요성을 지적했다. 현행 형사소송법 제196조는 검사가 경찰이 송치한 사건에 대해 동일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직접 수사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어, 실제로 검사는 보완수사기간 중 상당한 수의 사건을 직접 처리해 왔다.
“경찰 위법 수사 견제” 부실 우려
국회사무처 검토의 핵심 우려는 경찰의 위법·부당 수사에 대한 검사의 실질적 견제 기능이 사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는 검사가 보완수사권을 통해 경찰 수사를 재검토하고, 필요시 추가 수사까지 직접 진행할 수 있어 경찰 수사의 적법성과 공정성을 일정 수준 뒷받침할 수 있었으나, 개정안이 추진되면 검사가 경찰에 “요구”만 할 수 있는 구조로 바뀌어 실제 제동력이 약화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구조적 변화는 “검찰의 권력 남용을 막기 위한 수사·기소 분리” 취지는 달성할 수 있으나, 동시에 “경찰 수사의 위법·부당성을 막을 실질적 견제 장치”가 약화될 수 있다는 새로운 우려를 낳고 있다.
수사·기소 분리 취지에는 공감
다만 국회사무처는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여 권력기관 간 견제를 강화하는 방향” 자체에는 공감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는 검찰 개혁의 기본 취지인 권력 남용 방지와 제도적 균형을 지지하는 입장임을 보여준다.
국회사무처 검토에서는 “방향성에는 공감하지만, 구체적 수사와 그로 인한 부작용에 대한 보완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라는 입장으로 해석할 수 있다.
법조계·전문가들의 유사 우려도
검찰개혁자문위원회도 최근 “검사의 보완 수사권을 남겨야 하고, 폐지한다면 전건 송치 제도를 부활시켜야 한다”는 입장을 내며 제도적 공백과 부작용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대검찰청이 개최한 검찰개혁 토론회에서도 전문가 다수가 “어떤 방식으로든 검사의 보완수사권은 보장돼야 한다”며, 직접 보완수사를 금지하면 기소 판단 과정에서 비효율이 발생하고 피해자에게 부담이 전가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신중론
검찰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를 추진하는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도 “부작용이 클 수 있다”는 신중론이 나오고 있다. 일부 의원은 증거인멸 우려가 큰 사건, 공소시효 임박 사건, 경찰이 기소 의견으로 송치한 사건 등에서 예외를 둘 수 있는지 또는 보완 장치를 검토해야 한다는 취지의 의견을 냈으며, 피해자 보호 장치와 경찰 부실수사 견제 방안을 더 신중히 따져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되었다.
정부 입장: 폐지 원칙은 유지, 국회 논의 열어둬
김민석 국무총리는 “보완수사권 폐지를 정부의 기본 입장으로 최종 정리했다”고 밝히면서, 정부안으로 국회에 법안을 제출하지 않고 국회 논의와 결정을 존중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정부가 형식적으로는 폐지 원칙을 고수하면서도, 국회에서의 쟁점과 보완 논의를 열어둔 상황임을 보여준다.
향후 전망: 보완 장치 논의가 핵심
국회사무처의 검토 의견은 “수사·기소 분리”라는 개혁 방향성과 “실질적 견제 기능 유지”라는 제도적 안정성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잡을 것이냐는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한다.
이 사안은 향후 형사소송법 개정 논의에서 중요한 기준점 중 하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국회사무처는 단순 찬반보다는 “어떤 보완 장치를 마련해야 부작용을 줄일 수 있을까”라는 입장에서 검토 의견을 냈기 때문에, 법제화 과정에서 보완수사 요구권의 실효성 강화, 경찰 수사 심의위원회 상설화, 일부 사건 예외 규정 도입 등 다양한 방안이 함께 논의될 공산이 크다.
검찰 수사권 폐지론과 보완수사권 유지론이 맞붙은 쟁점은, 이제 국회의 입법 과정과 사회적 논의를 통해 구체적 설계와 보완 장치 마련이 어떻게 이루어질지 주목받고 있다.















